전문건설업ㆍ종합건설업 간 업역 폐지로 종합건설업체 독식
기세광 회장, 업역 제한은 건설업 경쟁력 약화의 원인, 융통성 있는 대책 마련되어야

 

대한전문건설협회 파주시협의회 기세광 회장
대한전문건설협회 파주시협의회 기세광 회장

 

"이대로 가면 180개에 이르는 파주시 전문건설업체들이 줄도산으로 고사위기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일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상생하며 미래지향적으로 가고 있는데 건설업계는 오히려 종합건설업체가 전문건설업 영역까지 독식하는 약육강식으로 되어버렸습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경기도회 파주시협의회 기세광 회장은 전문건설업과 종합건설업간 업역 폐지는 공정을 부르짓는 정부정책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문제의 발단은 국토부가 지난 2018년 정부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등 관계자들과의 2년여 간의 논의 끝에 2020년 공공부문에 대한 업역 폐지에 이어 올해부터 민간부문까지 확대 시행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건설산업 혁신 방안에서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업역 제한은 건설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종합건설사는 실제 시공을 전문건설업체에 의존, 전문건설사는 하도급에 의존하고 있으며 하도급업체가 하도급을 주는 불법 재하도급이 횡행하는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수직적 원하도급의 고착화를 풀기 위해 건설산업 선진화를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건설사들이 영세 업체로 종합공사에 진출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므로 업역 폐지는 종합건설사에 소규모 공사까지 뺏기는 상황이 올 수 있어 전문건설업체들이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종합건설사는 어떠한 공공부문이나 공사 입찰에 바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으나 전문건설업은 2개 업체 이상 전문업종을 등록한 건설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 부문별 단종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전문건설업체들은 참여의 기회가 제한되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실제로 대한건설정책연구원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상호 시장 진출 현황은 종합건설사는 전문건설의 27%가 진출한 반면 전문건설업은 7% 진출한데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세광 회장은 원론적으로 업역을 폐지해 상호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맞을지 모르나 현실적으로 그동안 수십년 간 뿌리내려온 건설업계 특성상 우리나라는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선진화된 미국 조차도 전문업종 면허를 보유한 업체에도 전문공사를 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습니다. 시행 전에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어 전문건설업간 종합건설업간 통폐합을 하든지 하여 승자독식, 약육강식이 아닌 자율경쟁을 통해 업역 폐지의 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도록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기세광 회장은 주장하고 있다.

파주시에는 토공, 상하수도 포장 등 180개에 이르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면허를 소지하고 파주시, 지자체 간 입찰을 통해 나름대로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등 지역 발전을 도모해온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파주시도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전문건설업체 보호 차원에서 참여의 기회와 문호를 좀 더 개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조치는 현장에 무리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일본이나 대만도 면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돈있는 자만 살아남는 이번 정책은 균등한 기회를 강조하는 현 정부 정책과도 맞지 않는 행위라고 말한다.

정말 면허 자격증 없이 불법으로 하는 것은 엄단할 필요가 있지만 기본 이상의 자격을 갖춘 업체에게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 기세광 회장의 입장이다.

갑작스럽게 이러한 건설업 환경을 무너뜨리면 그 부작용이 너무 심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정부가 주장하는 일자리 창출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고용하는 인원이 많다며 실제로 파주시에는 종합건설업체가 10개 정도 전문건설업체가 180개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정책은 전문건설업을 말살하는 정책이므로 전문건설업 배려 차원에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이는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전문건설업들은 돈이 없어 면허 한 두 개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는 마당에 종합건설업체에 유리하게 법을 개정하는 것은 가진 자들에게만 유리하게 작용 돈 없고 힘 없는 자들은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전문건설업을 죽이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하는 기세광 회장은 식당 등에서 돈을 쓰고 소비하는 등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은 실제로 대다수 전문건설업체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문건설업들이 자기영역에서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융통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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