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에, 이 지면에 「골목식당, 파이팅!」이라는 글을 썼다. 그때, 진료실에서는 조용하던, 그러나 식당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던 사장님과 온몸에 보호대를 장착한 '라라 크로프트 사장님', 비타민D가 부족한 분식집 사장님, 대상포진에 걸린 파스타집 사장님, 빈혈 있는 국숫집 사장님. 이렇게 5곳 식당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썼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세 군데가 문을 닫거나 이전했다. 이것이, 코로나 2년을 겪은 자영업자들의 적나라한 현실이다.

2020년 시작된 전염병, 코로나가 만 2년을 넘어간다. 2년 동안, 이렇게 손발을 묶어 놓는다면, '골목식당'의 '백종원'이 와서 아무리 도움을 준다 한들, 과연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다.

많은 자영업자를 분노하게 했던 것은 코로나가 아니라, 주먹구구식의 방역정책이었다. 같은 커피를 파는 곳인데, 스타벅스는 프랜차이즈 업체의 영업제한으로 테이크아웃만 되고, 개인 카페는 들어가서 앉아서 마실 수가 있었다. 그런데 같은 프랜차이즈형 매장이라도 파리바게뜨나 던킨은 '빵집'으로 분류되어, 내부에서 커피를 마실 수가 있었다(2020년 8월 31일, 동아일보, '스타벅스는 테이크아웃만 되고 개인카페는 규모 커도 정상영업'). 실내 체육시설도, 태권도와 발레는 영업할 수 있는데, 헬스와 합기도는 안 된다. 별로 차이도 없어 보이는데, 태권도와 발레는 아동과 초등학생의 돌봄 기능을 일부 수행한다는 이유였다(2021년 1월 6일, 매일경제, '헬스장, 합기도는 안되고 태권도, 검도는 되고… 뒤죽박죽 방역수칙').

전 세계적인 전염병에 적절한 방역 수칙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이해하기 어려운, 비과학적인 방역 수칙은 자영업자들과 모든 국민들의 동의를 받을 수 없었다. 그렇게 궁지로 몰리고, 결국 문을 닫게 된 자영업자들의 눈물은 누가 닦아줄까.

'장사의 신(辛)'은 구독자 50만의 유명 유튜버다. 곱창집으로 시작해, 치킨 체인점으로 성공하고, 200억에 매각하였다고 한다. 식당으로 성공한 경험으로, 자영업자들을 도와주고 싶어, '유튜브판 골목식당'을 시작했다고 한다. 어려움에 부닥친 자영업자들에게 무료로 컨설팅을 해준다. 장사 안되는 식당에 가서, 장사 잘되게 해준다. 공중파가 아니라 유튜버라 적나라한 대화가 오간다. "이따위로 살지 마라"라든가, "자지 말고 일해라. 식당에서 자라. 안 자도 안 죽는다." 등은 흔하고, 욕설도 오간다. 최근에는 책도 출간했다("나는 장사의 신이다")

"반복되는 운은 실력이야, 반복되는 실패는 습관이고.", "사장님은... 쉬지 마. 20대 때는 안 쉬는 거야. 30대 때는 한 달에 한 번 쉬는 거고 40대 때는 한 달에 두 번 쉬면 돼.", "여기서 승부 쳐야 될 거 아니야. '이거 망하면 이제 내 인생은 끝이다'라는 생각으로 장사를 해야 된다니까? 장사는 진짜 X나 쉬워. 인생 몰빵하면 남들만큼은 한다니까?", "장사 안되는 것도 겪어보고 다 했단 말이야. 저도 주방에서 진짜 혼자 울어봤단 말이야. 이게 울어 보지 않은 사람은 사실 몰라." 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었던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

30대 피자집 사장님은 미혼 여성인데, 장사가 안돼 접으려다가 '장사의 신'을 만난 후, 대박 행진 중이다. 시간을 아끼려고, 피자집에서 잔다. '안 자도 안 죽던데요?'라고 말한다. 월 매출 7,000만 원을 찍었다. 그래도 인건비, 재료비가 빠지고 나면, 순수익은 세후 500만 원이다. 신선한 재료 써야 하고, 배민 수수료도 너무 비싸다. 정말 자영업 어렵다. 그래도 신이 난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모든 사장님들, 장사로 성공합시다.

이제 코로나가 끝나가려는 것 같다. 길었던 세월도 끝나간다. "성공적인 K-방역" 같은 헛소리는 그만 듣고 싶다. 영업 제한도 풀렸다. 자영업자들의 분투가 시작된다. 골목식당, 1년이 지난 오늘, 다시 1년 뒤를 기대한다. 자영업자가 성공하는 나라. 중산층이 튼튼한 나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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