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의회는 개원 30일 째를 맞고 있지만 아직까지 원구성도 못한 채 파행을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의장 사퇴 위해 양 당 초당적 협력

이는 민주당, 국민의힘 모두가 의장 선출 문제와 관련해 촉발되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장직이라는 감투를 둘러싼 욕심과 성급함, 아마추어리즘이 빚어낸 참사가 아닐 수 없다.

어느 때보다 팍팍해진 민생을 살피라고 뽑아놓았더니 각자의 욕심에 집착하다 이도저도 아닌 코미디를 연출하게 된 셈이다.

이 지경이 되기까지 이성철 의장의 처신에도 문제가 있지만 양 당 모두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스스로 의회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만 것이다.

급기야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함께 이성철 의장 사퇴 촉구 성명서를 내고 이성철 의장으로 인해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파주시의회가 시민의 질타의 대상이 되는 것을 바라보아야 하는 참담한 상황이다. 이에 양당은 초당적으로 협력해 이성철 의장을 사퇴시키고 파주시의회를 정상화시키겠다고 입을 모았다 .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의장 선출 즈음하여 민주당이 자신들이 내정한 의장을 밀어붙이기 위해 이에 반발하던 이성철 의원에 제명 카드로 압박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탈당까지 갔겠냐는 것이다.

또 국민의힘의 협조를 받아 이성철 의원이 의장이 되었지만 그 대가로 국민의힘 입당이라는 전제조건이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성철 의장의 의지와 상관없이 국민의힘 제3자가 팩스로 민주당 탈당서와 국민의힘 입당서를 국민의힘 도당에 성급하게 접수해버렸다.

양 당 모두 성급함이 사태 키워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이성철 의장은 입당서 제출 5일 만에 탈당을 감행했다.

이성철 의장은 민주당을 탈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주위의 주민들을 납득시키고 이해를 구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 후 국민의힘에 입당하려고 생각했는데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제3자에 의해 너무 빨리 입당서가 제출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이 계획했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이러한 과정이 생략되었기 때문에 다시 탈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탈당, 의장 당선, 국민의힘 입당과 동시에 또 탈당, 이런 과정에서 과연 이성철 의장에게만 돌은 던질 수 있을까.

이성철 의장은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입당서까지 갖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주민들과의 납득과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고 대표와 이미 약속이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국힘당 내부 일부 의원들은 입당 자체를 반대하거나 또는 왜 빨리 입당을 안하느냐고 재촉하는 의원들의 성화도 있어 제3자가 느닷없이 입당서를 팩스로 접수하면서 일이 꼬이게 된 것이다.

이처럼 국민의힘 또한 구심점도 없이 우왕좌왕하다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초선의원이 원내대표직을 맡게 되었다.

민주당 역시 너무 서두르고 성급하게 밀어붙이다가 의장을 뺏기게 된 것이고, 국민의힘 역시 확실한 구심점 없이 사공이 많다보니 통일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오합지졸, 본인들이 의장을 뽑아놓고 이제는 사퇴하라고 촉구하는 해프닝을 벌이고 있다.

사태의 본질은 감투싸움

후반기 의장도 가만히 있으면 국힘당이 꿰찰 수 있는 상황인데 이렇게 되다보니 이 또한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급기야 자신들이 쫓아낸 민주당이나 자신들이 투표로 뽑아준 국힘당이나 이제는 같은 목소리로 의장 사퇴를 촉구하고 있으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상황이 만만치 않자 최초의 민주당 제명 압박에 이어 이번에는 초당적으로 불신임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불신임안 사유조차 되지 않는다니 별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에는 재선 의원들이 있었음에도 의회 운영의 묘를 찾지 못하고 서로 잿밥에만 눈이 어두워 본질을 깨닫지 못하다 사태를 이 지경까지 키우게 된 꼴이 되고 말았다.

선거 때는 지역 주민들만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 허리를 굽히며 표를 구걸해놓고 당선 뒤에는 감투싸움에 매몰되어 민생에는 도대체 관심조차 없이 이같은 수준 이하의 행태를 보이고 있어 딱하기만 하다 .

이성철 의장도 의장이 되기까지의 그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고 야합 소리까지 들은 것 또한 당연하다. 그러니 이성철 의장에 대한 질타 또한 받아야 당연하다.

본인 역시 의지와 상관없이 강요된 일상도 그동안 지키고자 했던 소중했던 가치들로 인해 오늘을 더욱 힘들게 했다. 모두가 나의 부족함으로 알고 더 많이 아프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성철 의장은 양쪽 모두로부터 신뢰를 잃고 퇴출되어야 마땅할 죽일놈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양 당 모두에 필요한 캐스팅 보트를 쥔 권력자가 되었으니 아이러니하다.

이성철 의장이 2년 임기가 끝나고나도 캐스팅 보트를 쥔 결정권자로 남게 된 셈이다.

그러니 양 당 모두는 겉으로 비판하고 있지만 속내는 결코 이성철 의장을 무시할 수 없는 위치가 되고 만 것이다.

지방의회 30년이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지방의회 무용론이 나오는 이 시점에서 벌어진 파주시의회의 파행은 그들이 과연 시민들의 심부름꾼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의회는 본질을 망각하고 시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사람들이 한 줌도 안되는 감투에 연연하는 볼썽사나운 이같은 광경이 시민들을 더욱 실망시키고 있다.

제발 지금 무엇이 최선인지 뼈아픈 각성을 통해 조금이라도 민생을 들여다보는 시의회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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